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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타리카로 떠났던 나의 첫 번째 해외여행은 대책 없는 헉클베리핀의 모험 같았다. 페루로 떠난 나의 두 번째 해외여행은 어땠을까. 누군가는 예측했을 것 같다, 톰 소여의 모험 같았을 거라고. 그랬다. 초보 배낭여행자의 행선지로 페루는 일확천금의 여행지였다. 

아르마스 광장

2019년 10월 7일 라스베가스를 출발하여 페루의 수도 리마 Lima에 도착했다. 초저가 항공권을 구입한 탓에 멕시코시티를 경유, 리마 호르헤 차베스 국제공항 도착은 10월 8일 오전 6시였다. 페루 여행 일정으로 파라카스, 와카치나, 아레케파, 푸노, 비니쿤카, 마추피추를 끝으로 리마로 돌아와 10월 19일 라스베가스로 돌아갈 계획이다. 11박 13일인 셈이다. 선택한 일정과 여행 경로는 딱 한 번의 경험만으로 충분한, 쉽게 선택할 수 없는 힘든 방법이었음을 여행 뒤에 알게 되었다.

오전 6시 공항에서 택시를 타면서 "산 마르틴"이라고 했더니 택시 기사가 리마의 구시가지에 있는 산 마르틴 광장입구 어디엔가에 내려주었다. 그렇게 산 마르틴 공원에서부터 페루여행은 시작되었다. 페루의 첫인상은 텅 빈 지구로 온 느낌이었다. 광장에서 골목길로 무조건 걸었다. 텅 빈 공간에서 두려움보다는 자유로움을 느끼며 거리를 누볐다. 

걷다 보니 을씨년스러운 산동네를 만났다. 언덕길로 들어서지 않고 돌아서 나왔다. 그리고 아르마스 광장에 이르렀다. 아르마스 광장 앞에 유일하게 문을 연 한 식당이 있어 아침을 먹을 수 있었다. 페루에는 초콜릿 음료가 맛있다더니 정말 맛있었다.

산크리스토발 언덕

점점 골목길을 왕래하는 사람들의 발자국 늘어나기 시작했고, 구수한 옥수수 삶는 냄새도 골목길을 메웠다. 솥단지에서 익은 옥수수가 내 손에 바로 쥐어졌다. 옥수수 알이 엄청 굵다. 욕심내어 여러 개를 구입했더니 다 먹기도 전에 쉰내가 나서 그 다음날 버리게 되었다. 약국을 찾아 가 고산증 예방약 Sorojchil pills 소로칠 필도 구입했다. 페루가 익숙해 진다. 서로 언어가 통하지 않아 낭패였지만, 애써 도와 줄려는 마음을 가진 친절한 페루사람들. 그들의 친절에 점점 익숙해 지는 걸까, 시외버스 정류장으로 가는 택시를 탔다. 

약국에서 고산증 약을 구입했다
이카 Ica로 가는 버스

여행 첫 날의 목적지는 파라카스였다. 리마에서 이카 Ica까지 버스로 4시간 넘짓 걸렸다. 버스는 예약이 필요 없었다. 이카에서 내리면 파라카스까지 택시를 타야 한다. 택시비를 절약하기 위해 폴란드 커플 2명과 합승을 했다. 택시 운전사도 합승을 당연하게 받아들렸고 N/1로 저렴하고 편하게 파라카스까지 왔다. 숙소 역시 사전 예약 없이 현지에서 방을 먼저 보고 정했다. 그렇게 몇몇 숙소를 다니다 보니 Paracas Free Walking Tour를 진행하는 곳이 있어 조인을 했다.

Free Walking Tour 덕에 파라카스 동네를 구경할 수 있었다. 투어 마지막엔 일몰 감상. 가이드가 추천해 주는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새콤한 회무침 세비체를 먹었는데 여행 중 페루에서 먹은 세비체 중 단연 최고다. 간식이나 점심으로 구멍가게에서 파는 감자튀김 샌드위치도 먹어 봤는데 맛이 솔솔 하니 좋았다.

세비체 Cebiche

여행 둘째 날, 아침 산책을 하면서 투어를 선택했다. 바예스타 섬 Islas Ballestas, 파라카스 자연생태공원 National Reseve등을 다녀오는 오전 투어와 와카치나로 Huacachina 이동하여 사막에서 버기를 타는 오후 액티비티를 예약했다. 우연하게도 택시에 합승했던 폴란드 커플을 만나게 되었는데, 폴란드 커플이 Islas Ballestas 투어를 예약하자 내 덕분이라며 좋아라 어깨동무를 하는 여행사 직원. 어깨동무가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바예스타 섬 투어, 배에 탄 여행객들

 Islas Ballestas 투어가 시작되었다. 자연속에 서식하는 새, 물개, 펭귄을 만났고 배를 타고 동굴을 보기도 했다. 배에 탄 가이드는 떼를 지어 헤엄치는 펭귄들을 보여주기 위해 무단히도 애썼다. 

돌 위에 팽귄 무리가 서있다. 바다로 뛰어들기 전.

파라카스 자연생태 공원. 멋진 풍광을 자랑한다. 플라밍고가 있다는 곳으로도 갔지만 너무나 먼 곳에서 플라밍고르 바라봐야 했기에... 별 의미가 없었다. 관광버스를 타고 가면서 바닷물 위에 서 있는 핑크색이 아닌 어두운 색의 플라밍고 몇 마리를 보았을 뿐이다. 투어의 마지막에는 식당으로 갔는데 음식이 별 신통치가 않았고 가격만 비샀다. 

오전 투어를 마치고 숙소에서 퇴실. 예약 된 오후 엑티비티를 위해 여행사 벤 van을 타고 와카치나로 출발했다. 그리고. 와카치나에 도착하자마자 버기 투어가 시작되었다. 와카치나는 사막 한가운데 있는 작은 마을이다. 버기 투어와 샌드 보딩 그리고 일몰을 감상하게 된다. 길 없는 사막 위를 마구 달리는 버기. 모래 산을 올라가기도 하고 빠르게 내려가기도 하는 어드벤처를 체험할 수 있다. 버기에 탄 낯선 동행들 모두가 함께 환호하고 즐기는 투어였다.

아쉽게도 일몰이 빨리 찾아 왔다

투어, 아니 사막에서의 파티가 끝나고 모래 밭에 앉아 와카치나 마을, 오아시스를 바라보면서 어두워 지기를 기다렸다. 모래밭에 앉기도 하고 눕기도 하면서 별을 기다리는 마음. 평화롭고 사랑스러운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별을 기다리자 생각하며 모래 밭에 앉아 있자니 슬슬 추워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와카치나에서 1박을 하는 대신 아레케파로 가는 야간 버스를 타기로 했다. 와카치나여 안녕, 시외버스 터미널로 가기위해 툭툭이를 탔다. 버스 터미널로 들어서자 아레게파, 아레게파 여기저기서 호객행위를 해댄다. 가격과 아레게파 도착 시간이 적당한 버스로 야간 버스표를 샀다. 우선 버스 터미널 맞은편 식당에서 저녁을 해결하고, 화장실에서 잘 씻고 옷도 갈아입고, 야간 버스를 탈 준비를 끝냈다. 내일 아침이면 아레게파에 도착하게 된다.  (계속됩니다)